★새 아침에 /조지훈★
모든 것이 뒤바뀌어 질서를 잃을지라도
성진(星辰)의 운행만은 변하지 않는
법도를 지니나니 또 삼백예순날이
다 가고 사람 사는 땅 위에
새해 새 아침이 열려 오누나
처음도 없고 끝도 없는
이 영겁(永劫)의 둘레를
뉘라서 짐짓 한 토막 잘라
새해 첫날이라 이름 지었던가
뜻 두고 이루지 못하는 한(恨)은
태초 이래로 있었나보다
다시 한 번 의욕을 불태워
스스로를 채찍질하라고
그 불퇴전의 결의를 위하여
새아침은 오는가
낡은 것과 새것을
의와 불의를
삶과 죽음을
그것만을 생각하다가
또 삼백예순날은 가리라
굽이치는 산맥 위에
보랏빛 하늘이 열리듯이
출렁이는 파도 위에 이글이글
태양이 솟듯이
그렇게 열리라 또 그렇게 솟으라
꿈이여!
★새해엔 새 마음의 눈으로★
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
새해 새 아침에
우리는 그 길을 새로이 가리라.
세상에 뜻 아닌 것이 없고
새롭게 보면
새 소식이 아닌 게 없으리라.
세상에 새 것만이 있는 게 아니라
새 눈으로 보면
낡은 것도 새 것이 되리라.
새해엔 새 눈으로
천사처럼 착하고 아름답게
새 마음의 눈으로 다시 보리라.
새 마음 새 뜻으로
너와 내가 소통하려니
우린 서로에게 새 소식이 되리라.
새해에 새 길을 나서며
새롭고 뜻이 있는 사람이 되려니
새해엔 더욱 서로 사랑하리라.
- 글 / 이정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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